TV나 SNS를 보고 있노라면 온 세상이 나만 빼고 엄청난 돈을 벌고 있거나 또는 그러기 위해 무언가 거창한 일들을 벌이고 있는 듯한 거대한 기세와 위압감에 오히려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다음날이 되면 같은 일상, 반복된 하루를 변함없이 마주하며 나를 에워싼 이 광대한 정보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허황되고 일회적인지를 깨닫는 것이지요.
박지혜, 서안나 두 작가는 아주 작은 일상의 순간에 집중하고 거창한 우주의 세계가 아닌 나의 일부분이 된 작은 우주에 초점을 맞춥니다. 동양화 풍의 서정과 섬세함이 담긴 박지혜 작가는 아이와 반려동물의 특별한 교감을 애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합니다. 서안나 작가는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놀라울 정도로 진지한 동물들의 일상을 유쾌하고 위트있게 담아냅니다.
이 두 작가에게 반려동물은 인간 존재에 대한 완벽하고도 친밀한 은유적 자아이고 내 곁의 작은 자연입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시간의 흐름을 잊게 하고 온전한 행복감에 몰입하는 궁극의 순간을 선사해주지요. 인사갤러리에 오셔서 그 선물같은 순간,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